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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분해의 정의

인수분해를 대수적으로 엄밀하게 정의하려면 사전(事前) 준비가 꽤 필요하다. 이미 정의된 개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을 상향식으로 쌓아 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이 글은 특별히 사전(辭典)의 뜻풀이를 따라가는 하향식으로 서술한다.

넓은 의미의 인수분해

인수분해(factorization)는 곱셈이 정의된 집합의 원소를 여러 인수(factor)의 곱으로 나타내는 일이다. 인수는 보통 크기가 더 작거나 형태가 더 단순한 것으로 한다. 예를 들면 연립 일차방정식을 풀 때 LU 분해나 QR 분해를 써서 해를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좁은 의미의 인수분해

인수를 단원(unit), 즉 가역원(invertible element)과 기약원으로 한정하면 소인수분해와 다항식 인수분해가 이에 해당한다.

다항식환

인수분해를 하기 전에 먼저 계수가 취할 수 있는 값의 범위, 더 추상적으로 계수를 어떤 집합의 원소로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다항식의 덧셈과 곱셈을 정의하려면 환(ring)이 자연스럽다. 모든 계수가 환 $R$에 속하는 다항식을 $R$ 위의 다항식(polynomial over $R$)이라고 한다.

예컨대 $x^4 - 4$는

  • 유리수체 $\mathbb{Q}$ 위에서 $\left( x^2 + 2 \right) \!\! \left( x^2 - 2 \right)$
  • 실수체 $\mathbb{R}$ 위에서 $\left( x^2 + 2 \right) \!\! \left( x + \sqrt{2} \right) \!\! \left( x - \sqrt{2} \right)$
  • 복소수체 $\mathbb{C}$ 위에서 $\left( x + \sqrt{2} i \right) \!\! \left(x - \sqrt{2} i \right) \!\! \left( x + \sqrt{2} \right) \!\! \left( x - \sqrt{2} \right)$

와 같이 인수분해된다.

$R$ 위의 모든 다항식의 집합에 계수의 연산으로 적당히 덧셈과 곱셈을 정의한 것을 다항식환(polynomial ring)이라고 하고, 일변수(univariate)의 경우 $R[x]$와 같이 표기한다. 우리가 다루는 대상이 환이므로 환론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비가환환 위의 다항식

사원수환 $\mathbb{H}$ 위의 다항식 $ix - xi$을 생각하자. $\mathbb{H}$는 대표적인 비가환환이지만, 계수와 부정원(indeterminate) $x$ 사이 곱셈은 환과 관계없이 교환 법칙이 성립하므로 $ix - xi = 0$이다. 그러나 $x$ 자리에 $j$를 대입하면 좌변은 0이 아닌 $ij - ji = 2k$이다. 결국 비가환환 위의 다항식의 값을 바르게 구하려면 대입하기 전 계수와 부정원 사이 교환 법칙을 쓰면 안 된다! 하지만 이를 포기해서 얻는 다른 실익이 없으므로 보통 가환환 위의 다항식만 생각한다.

기약원과 소원

정의

가환환 $R$의 단원이 아닌 원소 $a$에 대하여

  • $a = bc$일 때마다 $b$ 또는 $c$가 $a$의 동반원이면 $a$를 기약원(irreducible element)이라고 한다.
  • $a \mid bc$일 때마다 $a \mid b$ 또는 $a \mid c$이면 $a$를 소원(prime element)이라고 한다.

관계

정역의 모든 소원은 기약원이다.

역은 일반적으로 성립하지 않지만,

최대공약수 정역(GCD domain)의 모든 기약원은 소원이다.

정수환 $\mathbb{Z}$에서 기약원은 소수이다.

동반원

다음은 0이 아닌 영인자(zero divisor)가 있는 가환환, 즉 정역(integral domain)이 아닌 가환환에서의 인수분해를 연구하면서 특히 정역에서의 인수분해와 서로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에 주목한 논문 [1]에서 내린 정의이다.

가환환 $R$의 원소 $a$, $b$에 대하여 $R$의 단원군(unit group)을 $U(R)$이라 할 때,

  • $a \mid b$이고 $b \mid a$, 즉 $aR = bR$이면 각각을 서로의 동반원(associate)이라고 하고,
  • 적당한 $u \in U(R)$에 대하여 $a = ub$이면 각각을 서로의 강한 동반원(strong associate)이라고 하고,
  • ①$a$와 $b$가 서로의 동반원이고, ②$a = b = 0$이거나 $a \ne 0$이고 $a = rb \implies r \in U(R)$일 때, 각각을 서로의 매우 강한 동반원(very strong associate)이라고 한다.

매우 강한 동반원은 강한 동반원이고, 강한 동반원은 동반원이다. 정역에서는 셋이 일치하지만, 일반적인 가환환에서는 역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각각 기약원, 강한 기약원, 매우 강한 기약원을 정의할 수 있고, 새 인수분해 이론의 문이 열린다.

참고 문헌

[1] Anderson, D. D., & Valdes-Leon, S. (1996). Factorization in Commutative Rings with Zero Divisors. Rocky Mountain Journal of Mathematics 26(2), 439-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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