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틀리는 우리말] ① 겹받침의 연음

다음 두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 보자.

•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려 해.
• 그는 저녁이 되자 풀어놓았던 닭을 닭장에 가두었다.

'끝을'을 [끄틀]이 아니라 [끄츨]로 발음하지는 않았는가? '닭을'은 [다글]이 아니라 [달글]로 제대로 발음했는가?

표준 발음법 제13항 홑받침이나 쌍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제 음가대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제14항 겹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엣것만을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이 경우, ‘ㅅ’은 된소리로 발음함.)

제17항 받침 ‘ㄷ, ㅌ(ㄾ)’이 조사나 접미사의 모음 ‘ㅣ’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ㅈ, ㅊ]으로 바꾸어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

'끝을'에는 모음 'ㅣ'가 없으므로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밭을'도 마찬가지도 [바츨]이 아니라 [바틀]로 발음한다.

'곧이'는 구개음화가 일어나 [고지]로 발음하지만, '곧이어'는 [고디어]로 발음한다. 이는 실질 형태소인 두 부사 '곧'과 '이어'가 결합한 말이므로 구개음화가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나운서가 아닌 사람 중에서 '닭을'을 [달글]로 발음하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지만, 없지는 않다. 요리 유튜버 육식맨은 '닭'의 연음을 신경 쓰는지 상당히 정확하게 발음한다.

또한, '여덟을'은 [여더를]이 아니라 [여덜블]으로 발음한다. '닭을'의 틀린 발음인 [다글]처럼 겹받침이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자음 하나가 탈락하는 규칙을 연음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잘못을 의식하지 않으면 틀리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