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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해석학 이야기를 할 것이다. 첫 글 주제는 해석학 과목 후기 중 하나에서 영감을 받았다.

Mr. Douglass

기초 해석학 강의 교재로 널리 쓰이는 "Baby Rudin", PMA 대신 우리 학교(일부 교수님 수업)에서는 Steven A. Douglass 저 Introduction to Mathematical Analysis("IMA")를 주로 썼다. 나도 이 책을 교재로 쓰는 수업을 들었는데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책이다. 심지어 IMA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후기도 있는데, 나도 공감하는 단점을 몇 가지 적어 보겠다.

Problem

  • 부적절한 정의
    • 함수의 극한을 정의역의 폐포(closure)에 대해 정의함 (Definition 3.1.1)
  • 주류를 따르지 않는 표기법
  • 연습 문제의 오류
    • 오타 (1.23, 1.78, 3.15, 3.23, 3.60, 3.63, 3.74, 3.96, 5.4, 6.23, 6.53, 6.79)
    • 조건 부족 (1.16, 3.32, 6.35)
    • 증명하려는 명제가 거짓 (3.72, 4.46, 6.8, 6.9, 6.63)

적어도 이만큼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오류가 있는 것들을 열심히 찾았는데, 열거한 연습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이 때문에 책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고 비평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어쩌면 교수님께서 이러한 효과를 노리고 고쳐야 할 점을 가능한 한 많이 찾도록 독려하셨던 것 같다.

Solution

IMA 연습 문제 해설집은 존경해 마지않는 우리 학교 수학문제연구회 소속 Douglass Solution Project 팀에서 발행했다. 단순히 풀이만 모아 놓지 않고, 중간중간 각주를 달아 문제에 내포된 수학적 의미를 되짚으며 참맛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다. 내가 틀린 풀이나 오탈을 제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판이 나오지 않아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아무래도 순수 학문을 추구할 목적으로 특별한 대가나 보수 없이 무려 500여 문항의 해설집을 내는 것을 학업과 병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시 한번 DSP 팀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

결론

감히 내가 해석학을 어떻게 공부하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우리 학교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석학께서 남기신 말씀을 대신 전한다.

  • 아무것도 믿지 마라! 누구나 실수한다. 필즈상을 받은 수학자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여럿이 머리를 맞대면 거짓을 참이라고 착각할 확률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줄일 수 있다. 혼자보다 학우들과 함께 소통하며 한 사람이 아닌 여러 명이 감수한 자료를 참고하자.
  • 정의를 똑똑히 기억하라. 해석학을 비롯한 수학의 모든 논의는 전부 정의로부터 나온다.
  • 사고는 간결할수록 좋다. 정의와 정리를 마치 한정된 자원으로 여겨 가장 경제적인 조합으로 명제를 증명하는 연습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이는 내가 수강할 당시 교수님께서 실제로 강조하셨던 바이다.
  • 모든 정리의 증명을 외우면 좋겠지만, 증명에 쓰인 아이디어만 알아 두어도 충분하다. 증명보다 더 잘 기억해야 할 것은 정리의 서술 자체조건이 필요한 이유다. 어느 조건이 빠졌을 때 정리가 성립하지 않을 반례를 생각해 보고, 조건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소화하자.
  • 역이 성립하지 않을 때의 반례도 기억해 두자. 특히 위상수학에서 중요한데, 이를테면 $i < j$일 때 $T_i$이지만 $T_j$가 아닌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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